아동미술

아동의 자존감을 키우는 아동미술 수업의 핵심 요소 5가지

namuart90 2025. 8. 6. 21:28

아동의 자존감은 단순히 칭찬받는 경험에서 생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표현한 것을 존중받으며, ‘나도 괜찮은 사람이구나’라고 느끼는 순간에 형성된다. 특히 아동미술 수업은 말보다 먼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는 중요한 통로이자, 아이가 스스로를 표현하고 받아들이는 데 가장 적합한 활동이다. 그러나 미술 수업이 잘못 구성되면, 오히려 아이가 비교, 평가, 좌절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따라서 아동미술 수업을 통해 진짜 자존감을 키우기 위해서는 그림을 그리는 방법이 아니라, 마음을 열 수 있는 환경과 태도가 우선되어야 한다. 이 글에서는 실제 아동미술 교육 현장에서 자존감 향상에 기여하는 핵심 요소 5가지를 중심으로, 자존감을 북돋는 미술 수업의 방향을 구체적으로 살펴본다.

자존감을 키우는 아동미술 수업

아동미술은 평가가 아닌 ‘존중’ 중심의 피드백을 해야 한다

많은 어른들은 아이의 그림을 보고 무심코 "와~ 잘 그렸네", "그거 고양이야? 조금 이상하게 생겼다" 같은 말을 하곤 한다. 하지만 이런 피드백은 아이의 자존감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

자존감을 키우는 미술 수업에서 가장 중요한 첫 번째 요소는 바로 **‘존중 중심 피드백’**이다.
“이건 뭐야?”보다는 “어떤 생각으로 그렸어?”,
“잘했네”보다는 “네 생각이 그림에 잘 담겨 있구나” 같은 감정과 의미 중심의 반응이 아이에게 훨씬 깊은 인정을 전달한다.

미술교육에서는 과정 중심 평가가 가장 효과적이다.
아이의 작품이 완성되지 않았더라도 “여기까지 열심히 표현했구나”, “이 색을 고른 이유가 있을까?”라고 물어봐 주면, 아이는 “내가 만든 것이 가치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실제로 자존감이 낮은 아이일수록, 결과물보다 표현 그 자체가 존중받는 경험을 통해 자신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게 된다.

정답 없는 아동미술 활동을 통해 ‘내가 선택해도 되는 경험’을 제공해야 한다

아이들은 어릴수록 ‘정답’을 찾으려고 한다. 하지만 자존감은 정답을 맞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선택이 의미 있다는 것을 경험할 때 높아진다.

자존감을 키우는 두 번째 핵심 요소는 바로 열린 구조의 아동미술 활동 구성이다.
예를 들어, ‘사과를 그리자’가 아닌 ‘너는 어떤 과일을 그리고 싶어?’라는 질문이 필요하다.
‘이 색을 칠해보자’보다는 ‘이 중 어떤 색이 네 기분이랑 어울릴까?’처럼 선택권을 주는 수업은 아이의 자율성과 책임감을 동시에 키운다.

실제 아동미술 교사들 중 자존감 중심 수업을 운영하는 교사는 ‘오픈 미션’ 방식의 수업을 많이 활용한다.
예를 들어 “자연을 주제로 자유롭게 표현해보자”, “오늘 하루를 색으로 표현해보자” 같은 방식이다.
이때 아이는 내가 뭘 선택하든 틀리지 않는다는 안정감을 느끼며, 스스로를 더욱 긍정적으로 인식하게 된다.

정해진 도안, 따라 그리기 중심의 미술은 학습에는 도움이 될 수 있어도, 자존감에는 거의 영향을 주지 못한다.

실패와 실수도 창작의 일부라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아이는 실수를 두려워할 때 자존감이 낮아지기 시작한다. "이렇게 하면 안 돼", "틀렸잖아", "왜 지우고 또 해?"라는 말을 들은 경험이 많은 아이일수록, 표현을 시도하는 데 망설이게 된다.

세 번째 핵심 요소는 실수를 허용하는 분위기 조성이다.
선이 삐뚤어져도, 색이 이상하게 섞여도, 그림이 망가져 보여도 “괜찮아. 이건 너의 표현이야”라고 말해주는 교사나 부모의 태도는 아이에게 자기표현의 안정된 기반을 만들어준다.

예를 들어, 그림이 번졌을 때 “아쉽지? 근데 이 번진 무늬가 오히려 멋진 느낌도 나는데?”라고 반응한다면, 아이는 ‘실수해도 괜찮다’는 심리적 회복력(Resilience)을 키울 수 있다.

또한 수정하기 전에 감정 묻기도 중요하다.
“이 부분이 마음에 안 들었구나. 바꾸고 싶니? 그냥 둘까?”라고 물어보면, 아이는 선택의 주체가 되고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를 갖게 된다.

자존감이 높은 아이는 완벽한 결과물이 아니라, ‘틀려도 괜찮은 경험’을 반복한 아이에게서 자란다.

아동미술 작품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가장 큰 인정이다

자존감은 결국 “내가 한 말, 내가 만든 것이 누군가에게 받아들여졌다”는 경험에서 자란다.
그래서 네 번째 핵심 요소는 작품 속 이야기를 물어봐주는 자세다.

아이는 단순히 선과 색을 표현한 것이 아니라, 그 안에 자신만의 생각, 감정, 기억을 담는다.
이때 어른이 “이건 어떤 장면이야?”, “이 이야기는 어떻게 생각났어?”라고 물어봐주면, 아이는 자신의 세계가 인정받는 느낌을 받게 된다.

이야기를 끌어내기 좋은 활동 예시는 다음과 같다.

  • 그림책 만들기 활동
    한 장씩 아이가 그린 그림에 이야기를 붙이게 하고, 부모나 교사가 “이 캐릭터는 누구야?”, “왜 이렇게 생겼어?”라고 질문한다.
  • ‘그림으로 하루 일기 쓰기’
    하루 중 인상 깊었던 장면을 그리고, 간단한 글을 덧붙이는 활동이다. 글을 잘 못 쓰는 아이도 그림으로 말할 수 있다.

이야기를 들어주는 행위는 아이에게 “네 이야기는 의미 있어”라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며, 표현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강화한다.

완성 후에는 반드시 ‘공유의 순간’을 만들어야 한다

아이가 그림을 그리고 나서 가장 자존감을 느끼는 순간은 다른 사람에게 인정받는 장면이다. 단, 이 인정은 ‘잘 그렸다’는 평가가 아니라 함께 나누는 감정이어야 한다.

다섯 번째 핵심 요소는 바로 작품을 함께 감상하고 공유하는 시간을 꼭 만들어주는 것이다.

  • 작품을 벽에 붙여주고, 제목을 아이가 정하게 한다
  • “이건 친구한테 보여줘도 될까?”, “전시해도 괜찮을까?”라고 물어보며 선택권을 준다
  • 가족이 모인 자리에서 “이건 누가 만든 거게?”라고 소개해주는 시간을 만든다

이처럼 아이의 작품을 공적인 공간에서 감정과 함께 나누는 경험은, 아이에게 “나는 의미 있는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창조자 의식과 자기 확신을 심어준다.

자존감은 성적이나 결과가 아닌, 내가 만든 것과 내가 존재하는 것 자체가 소중하다고 느끼는 순간에 자란다.
이 순간을 만들어주는 것이 바로 아동미술 수업의 진짜 힘이다.